시인 안도현의 문학적 향기가 짙게 느껴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골마을에 살았던 두 아이의 성장기를 통해 삶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은 키에 한쪽 발을 절고 늘 콧물을 달고 사는 12살 바보 소년이 어느 날 자기 몸 속에 들어 있는 날개를 꺼내 나비가 되는 과정을 시인 특유의 동화적 상상력으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겠다'는 명언을 남긴 무하마드 알리의 소개로부터 시작된다. 바로 주인공의 별명이 알리이기 때문. 월남전 파병이 우리 정서를 지배했던 1960년대 중반, 작은 면 소재지에 살았던 알리와 나는 단짝 동무로 늘 붙어다닌다. 나는 어른들의 말씀을 잘 듣고 공부도 잘 하는 반면 알리는 바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어리숙하다.
이 소설은 내가 왜 알리를 스승으로 여기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다. 알리가 늘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이유가 땅을 기어 다니는 벌레를 밟지 않기 위함이며, 목숨을 걸고 백로 알을 어미에게 돌려주는 일이며, 동무들이 장난감 삼아 말똥구리를 해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일 그리고 저승으로 떠나는 상이용사에 대한 마지막 배웅의 모습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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